오스카에 할 말 있습니다_씨네21 3월호
중원 수싸움 시작됐다 _주간경향 3월호
정용진 신세계 _이코노미스트 3월호
이미지, 모델 _ 문화 예술 잡지
다시 야마병(에디터가 눈에 띄는 제목을 뽑기 위해 겪는 일종의 직업병을 가리키는 은어)에 시달리게 하는 직함이 생겼다. 편집장으로서 창간호에 실릴 글을 써야 하니 시달릴만한 상황이다. 3월에 발행된 잡지들 표지 위 타이틀을 빠르게 리서치했다. 잡지 표지를 장식한 타이틀은 자극적이다. 그런데 유독 문화 예술 잡지들은 어떤 글자가 없다. 역시 문화 예술은 ‘상징’인 것인가?
주식회사 뵈뵈는 ‘예술가의 언어’를 전하는 기업이다. 유튜브, 토크콘서트로 전하더니 이번에는 웹 매거진을 통해서도 전한다. 도대체 왜(WHY) ‘예술가의 언어’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예술가의 언어’가 지닌 뚜렷한 특성이 있다. 이성보다는 감성, 머리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경향이 매우 짙다. 때문에 우리가 소위 ‘언어’라고 할 때 떠올리는 문자, 말, Language로서의 언어가 예술가에게 있어서는 전달 수단의 전부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일부에 지나지 않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겠다. 그들은 비(非)문자적이고 ‘말’이 아닌 자신만의 예술가의 언어로 내면을 끄집어내어 강렬하게 말을 걸어온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모든 예술가가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뵈뵈는 좋은 예술가라면 그들의 창작 과정이나 창작의 결과물 안에 들어있는 다른 사람을 향한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조금 유식하게 표현하면 ‘예술의 사회적 가치’가 바로 그것이다. 예술가의 언어에 담긴 ‘예술의 사회적 가치’는 학문적으로는 사회적 미학에서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 미학1)이란 예술이 사회적 맥락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는 미학의 한 분야로 예술 작품은 사회적 조건을 반영하며, 관람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의미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은 칸트(우리도 한번은 들어본)의 미학 이론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미적 경험과 사회적 상호작용 간의 관계를 연구해 개인의 미적 경험이 사회적 맥락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분석했다.
또 한스-게오르크 가다머(Hans-Georg Gadamer)는 미적 경험이 인간의 공감 능력을 증진시키고, 서로 다른 문화와 가치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고 주장하며 예술은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 밖에도 인간의 행동이 사회적 상징과 의미에 의해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은 예술 작품은 사회적 맥락에서의 의미를 통해 관람자와 상호작용하며, 공유된 경험을 형성한다고 말한다. 예술이 사람들 간의 정서적 유대감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심리적 미학(Psychological Aesthetics)도 빠트릴 수 없는 예술의 사회적 가치의 근거이다.
뵈뵈는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지닌 예술가의 언어를 널리 전하며 ‘문화 매개’ 기업을 자처한다. 여기서 독자들은 또다시 문화 매개가 뭔데? 라는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문화 매개라는 개념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이 사람의 이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르디외는 예술을 사회적 산물로 바라보며, 예술계라는 '장(field)' 개념을 통해 예술 작품이 사회적 관계와 권력 구조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설명하는데 그의 문화 매개 이론은 문화 생산과 소비, 그리고 사회 구조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을 제공한다. 그의 대표적인 이론, 문화 자본론을 살펴보자.
문화 자본(Cultural Capital)론2) 부르디외는 문화 자본을 개인이 소유한 문화적 자원으로 정의한다. 이는 교육, 지식, 언어 능력, 예술적 취향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문화 자본이 높은 사람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사회적 성공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문화 자본 개념을 통해 계급 구조 속에서 문화적 요소가 어떻게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는지도 설명한다. 그는 문화 자본이 단순한 개인적 특성이 아니라 사회적 계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축적되며, 이를 통해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자본이 형성된다고 본다. 상징적 폭력(Symbolic Violence), 문화적 재생산(Cultural Reproduction) 이론으로도 확장하는데 더는 머리 아프니 그만 멈추도록 한다.
뵈뵈의 ‘문화 매개’는 정확히는 예술 후원 문화의 매개이며 이는 좋은 어른들이, 좋은 어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하는 ‘문화 자본’의 나눔 문화다. 예술은 배가 부른 사람만 누리는 것인가? 예술 향유에도 계급이 있을까? 여태까지처럼 예술은 국가가 주도해서 진흥, 발전(?)시켜야만 하는 것일까? 예술의 영역에서 나는 과연 괜찮은 소비자인가? 어디까지가 예술인가? 수 많은 질문들이 어느 날 갑자기 나의 질문이 될 때, 예술가의 언어가 지닌 사회적 가치가 내 안에 즐거움, 감동, 위로, 공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저 내 편이 아니면 귀를 닫고 눈을 감은 채 시시때때로 할퀴는 넘쳐나는 혐오의 언어들로부터 나를, 우리를 ‘예술가의 언어’로 보호해 보면 어떨지...? 그저 잠시 즐거웠음에 정당한 예술 소비 가치를 부여할 줄 알고 더 나아가 ‘예술 후견인‘까지 되어 볼 수 있다면(알고 있다. 너무 갔다:;) 우리에게 선뜻 다가온 좋은 예술가의 언어들은 계속해서 우리 옆에 더 다양하고 즐거운 방법으로 들려오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ChatGPT가 우리 삶의 질을 바꿔 준다기에 부랴부랴 월 정액권을 끊고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그려줘’ 해봤다. 각각 2번의 추가 주문 끝에 챗지피티 이미지 생성 AI가 그려준 작품을 첨부한다.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 잘 그렸는지? 이런 결의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질지? - 잘 모르겠고 신기하긴 했다.
chatgpt_사랑_김연희
DALL·E the artistic value of love_김연희
1)"게오르그 짐멜의 미학과 칸트 철학의 연관성" *철학연구* 50, no. 2 (2020): 45-67. 한국철학회, "게오르그 짐멜의 미학 연구," 한국철학회 공식 웹사이트, 접속일: 2025년 3월 13일, https://www.philosophy.or.kr/simmel-aesthetics.
2)한국사회학회, "부르디외의 문화 자본과 한국 사회," 한국사회학회 공식 웹사이트, 접속일: 2025년 3월 13일,
https://www.kss.or.kr/bourdieu-cultural-ca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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